2014.3.6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시사로 <몬스터>를 보다.
기대가 없던 영화였다. 김고은의 차기작이라 보았다. 큰 손(롯데엔터테인먼트)이 투자한 영화이니 <추격자>를 추격하는 영화라 생각했다. 웬걸. 어느 순간부터 영화는 <시실리 2km>를 향해 걷고 있었다. 당황스러웠지만 쾌감이 있었다. 영화가 시실리 2km를 지나쳤음을 느꼈을 때 응원하고 있었다. 제발, 뒤돌아보지 마라.
<몬스터>는 그렇게 괴물이 되었다. 하지만 이 괴물은 크게 사랑받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가 취향이 아닌 불편한 괴물을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장르영화 제조기로 찍어내는 한국영화 시장에 등장한 정체불명의 몬스터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상이 얼마나 많은 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 세상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몬스터>는 그래서 좀 더 알려질 필요가 있다.
황인호 감독의 이상한 나라에 초대된 김고은, 이민기, 김뢰하, 김부선, 안서현 등은 낯섦을 의심하지 않으며 명민하게 역할을 수행했다. 한 번도 좋아해보지 않았던 이민기는 재발견의 느낌을 받았으며, 김고은은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였다. 김뢰하와 김부선은 원래가 괴물이다. 그리고 김고은이 ‘은교’를 벗어날 수 있게 올해의 커플 연기를 펼친 안서현. 내가 만들고자 했던 <월간 미친여자>의 커버스타로서 딱인 김고은과 함께 공효진‧서우(<미스 홍당무>) 커플과 맞먹는 쿵짝 연기로 사로잡는다.
1년에 한 번 정도 꽂혀버리는 영화가 있다. <몬스터>가 그랬다. [★★★★☆]
※덧붙이기
어쩌면 <또 하나의 약속>의 박철민은 <수상한 그녀>의 김수현에 이은 최고의 타이밍 카메오다. 설마, 의도된 것은 아니겠지?
'연극영화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의 끝까지 21일] 세상 종말 직전에 찾은 사랑이라니 (0) | 2014.04.12 |
---|---|
[만신] 무녀 김금화의 파란만장 인생사와 한국사 굿한판. 그리고 전승해야 할 종합예술로서의 굿 (0) | 2014.03.30 |
[관객모독] 판에 박힌 연극 언어를 비판한다 (0) | 2014.03.04 |
[그녀가 부른다] 현실에서 진경 같은 여자에게 다가갈 수 없다 (0) | 2014.01.04 |
[운명의 산 낭가 파르밧(Nanga Parbat)] 2014년을 여는 첫 영화 (0) | 2014.01.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