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
2014년 첫 영화는 <운명의 산 낭가 파르밧>(Nanga Parbat, 2010)이 당첨. 지난 해 출발을 등산으로 했으니 올해도 대구를 이뤄 산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낭가파르밧(Nanga Parbat). '악마의 산'으로 불리는 히말라야 14좌 중 하나로 영화에서도 설명되듯이 1895년 영국인이 첫 시도 후 1953년 오스트리아의 헤르만 불이 첫 등정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1970년 영화의 주인공인 라인홀트 메스너는 난코스로 꼽히는 루팔벽(4,500미터 수직 절벽)으로 이곳을 첫 등정하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35년 뒤 대한민국의 산악인 김창호 대장이 같은 루트로 두 번째로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고 한다.(나만 몰랐던 사실?)
<운명의 산 낭가 파르밧>은 이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산악영화다. 보통의 영화가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다는 역경스토리와 환호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이 영화는 정상에서의 야호와 기념샷은 짧게 가고 하산하는 데에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대자연을 대하는 자세와 실제 드라마를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
Yelol Han, 2014
영화 관람 후 페이스북을 하다가, 며칠 전 인터뷰한 작가 한예롤이 오늘 그린 그림과 마주치고는 깜짝 놀랐다. 영화 탓인지 그 그림은 낭가 파르밧 중턱, 생사의 갈림길에 선 메스너 형제를 담고 있었다. 영화에서의 대사("자네는 왜 산에 오르나?"에 대한 반문 "화가가 왜 그림을 그리죠?")와 한예롤의 오늘 그림이 내 몸에 들어와 공명하고 있는 느낌이다. 신기해 할 것 없다. "훌륭한 그림은 순간에 영혼을 쏟아 부었기에 그 에너지와 파동이 여러 해석의 길을 열며"(한예롤 페이스북 글 인용) 인생의 순간과 짜릿하게 들러붙기도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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