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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영화일기

스물여덟살의 서기(舒淇)를 만나다

by 인생은 덕질 2015. 5. 22.

2015년 5월 22일

허우 샤오시엔이 만든 무협영화 <섭은낭>이 칸영화제서 공개됐구나. 이 영화의 주인공 서기는 11년 전, <디아이2> 국내 언론시사(2004.5.12, 서울극장)에서 실제로 본 적이 있다. 실물은 너무 말랐고 솔직히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스크린이나 화보에서의 이미지가 굉장히 뛰어나다. 그녀 28세 때 받은 한글/한문 혼용 사인은 나의 보물. 

 

 

서기 친필 사인

 

서기의 데님룩

 

<디아이2> 기자시사(2004.5.12, 서울극장, SONY DCS-F707 촬영)

당시 입고 온 의상이 너무 '메이드인차이나'스러웠다

 

 

 

2004년 5월 12일

-사인 받았던 당시의 일기

 


흔치 않은 기회. 서기의 사인을 받고 싶다…. 지난 해 <밀레니엄 맘보>를 본 후 서기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졌다. 나의 관심은 이때부터 나이스바디에서 연기 쪽으로 옮겨갔다. 물론 실물로 보니 눈은 당연히 몸으로 가더라.

 

기자회견장에서 맨 앞줄에 자리를 잡았다. 서기와 나의 거리는 불과 3미터 정도. 기자회견이 '막' 끝나면 약3초 정도 흐트러지는 시간이 생길 것임을 간파, 나는 종이와 펜을 준비하고는 달려갈 채비를 했다. 그러나 견제해야 할 인물이 있었으니(그를 계산에 넣은 건 정말 잘할 일 같다), 매 시사회마다 배우 및 감독에게 사인을 받는 어떤 남자였다.(그를 편의상 M이라 부르자) 주위를 둘러보니 그는 서기로부터 약 4미터 떨어진 자리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도 준비가 끝난 것 같았다. 하하하, 그래도 그의 다리가 나보다 길다고는 하지만 내가 1초 정도는 서기에게 먼저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기자회견이 끝났다. 나는 성큼 서기에게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사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내 사인을 하는 도중 경호원은 다음 일정 때문에 자리 이동을 해야한다고 제지했지만 이미 서기는 나에게 이쁘게 사인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하하. 그런데 정말 놀라운 건 그 사인매니아 M에게도 서기는 사인을 해 준 것이었다. M은 미리 준비한 서기 출연 DVD타이틀을 내밀었었다. (이 순간의 광경을 슬로우모션으로 다시 본다면 정말 볼만할 것이다.) 나는 사인을 받고는 좋아라 하고 있었다. 그런데ㅡ 컥! M은 어느새 저 멀리서 옥사이드팡 감독과 제작자 진가신에게서 사인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무래도 상관없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서기로부터 소기의 목정을 달성한 나. 스스로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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