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가와 쿄코와 오카다 마리코,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과 <경주>

2014년 7월 8일 화요일

KOFA에서 카가와 쿄코 영화 두 편을 보았다.

 

 

먼저 <도쿄 랑데뷰>는 정적으로 흐르는 영화인데, 그 안에는 느림의 미학도 새로운 청춘의 공기도 없었다. [★★★]

 

 

이어 본 <엄마>는 나루세 미키오의 천재성과 카가와 교코의 사랑스러움에 완벽하게 사로잡힌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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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가와 쿄코		와카오 아야코		다카미네 히데코		오카다 마리코		하라 세츠코

 

 

7월 9일 수요일

<엄마>에서 카가와 쿄코가 윙크하던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 힘들다. 2014년 7월 현재 나의 1950~1960년대 일본여배우 애정도는 다음과 같다.

 

♥카가와 쿄코>와카오 아야코>다카미네 히데코>오카다 마리코>하라 세츠코♥

 

 

7월 10일 목요일

일산 CGV에서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을 보다. 사랑할 수 없던 디지털 캐릭터. [★★★]

 

 

이어 서울아트시네마로 이동, 오카다 마리코가 주연을 맡은 영화 두 편을 관람했다.

 

 

먼저 <아키츠 온천>은 서울아트시네마의 영화소개 문구(알랭레네, 안토니오니, 물의 관능성)에 속은 수컷 판타지 멜로드라마였다. 명랑한 10대부터 정염의 30대까지 연기한 오카다 마리코의 미모는 인정한다. [★★☆]

 

 

다음 상영작 <무희>에서도 오카다 마리코는 여전히 밀회의 대상이었다. 남자들은 왜 그녀의 육체만 원할까? [★★★]  

 

 

오카다 마리코의 존재를 처음 인식한 건 최근에 본 오즈의 <가을 햇살>에서였다. 아이유와 박시연을 연상시킨 그녀는 이목구비가 또렷한 게 마치 성형이 잘 된 것처럼 예뻤다. 내 눈에만 들어온 단순 조연인가 했는데 마침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특별전이 열려 그녀를 더 알 기회가 생겼다. 오늘 본 두 편의 영화에선 정염의 여자였다. 하지만 감독들이 그녀를 남자 아래의 여자로 그려내는데 그쳤다. 100편 이상에 출연했다하니 앞으로 더 다양한 매력과 만나고 싶다.

 

 

7월 12일 토요일

<경주>를 보았다. 한국에서 연출한 장률 감독의 영화는 피상적이고 게으른 느낌이다.  [★★★]

 

"사람들 흩어진 후에 초승달이 뜨고 하늘은 물처럼 맑다"

- 丰子愷, 영화 <경주> 

영화에는 중국 문학가 펑쯔카이(丰子愷, Feng Zi Kai)의 삶의 철학의 담긴 담백한 시화가 등장하는데 영화의 정서와 잘 들어맞는다.

시화가 마음에 들어 펑쯔카이(1898-1975)의 작품 몇 점을 더 찾아보았다. 그런 후 바로 그의 산문집 <아버지 노릇>을 구입했다.  

 

 

이어 KOFA로 이동해 본 <취우>는 이른 바 나루세 미키오의 ‘부부와 전쟁’. 생존을 위한 공동체(가족/직장/이웃) 투쟁을 위트있게 그려냈다. 화해 인증샷 보내는 카가와 쿄코는 역시 귀여웠다. [★★★★]

 

 

귀가 길 술 생각이 나서 이마트에 들렀다. 참치회를 할인가로 살 생각이었는데 폐점시간이 좀 남았는지 할인 행사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귀가했다가 11시 좀 넘어 다시 방문했다. 그런데 예전에 내가 자랑삼아 올렸던 '이마트 폐점 전 참치회 반값 할인' 트윗이 동네에 소문났는지, 한 개도 남아있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차선책으로 근처 횟집에서 공수해 온 회무침으로 '나루세 미키오의 밤'을 보냈다.

 

 

7월 13일 일요일

요즘 열심히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오늘은 오카다 마리코를 만나러 낙원으로 가 <정염>을 보았다. 이번 영화에서도 (엄마 중년 애인과 공사장 인부의)성적대상으로 희생되는 오카다 마리코 캐릭터. 계속 이런 식일 거 같아 서울아트시네마의 '요시다 기주+오카다 마리코 특별전'은 여기서 마무리 한다. [★★☆]

 

 

극장을 빠져 나와 부러진 시계줄 연결핀을 고치려고 예전 종로 살 때 기억해 두었던 종묘 근처 수리점에 갔다. 짧은 수리 후 수리비를 묻자 할아버지가 돈을 안 받으셨다. 자꾸 "그냥 해"라고 하셔서 천원을 던져두고 왔다.

 

시계수리 후 종묘옆 좁은 길을 걷는데 박카스할머니들이 흥정을 하고 있었다. 그 시야로 들어온 바지에 흘린 똥을 닦고있는 노인. 씁쓸한 2014년 어느 여름,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