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졸업영화제에서 본 영화와 만난 여배우

 

 

2024년 3월 8일 금요일. 살짝 추위

2024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졸업영화제 1일차. 장편 두 편을 보았다.

 

상영관인 메가박스 성수는 집에서 멀지만 한예종과 KAFA 졸작만큼은 빨리 보고 싶다.

 

 

○ 강민주

지난해 인스타를 통해 올해의 발견, 네 배우를 언급했었다. 김세원, 임채영, 강민주, 김연교. 이중 임채영 배우는 추천을 받은 경우였고, 김연교 배우는 약간 늦게 빠져들게 되었다. 김세원 배우와 강민주 배우는 남들보다 일찍 발견하여 꾸준히 언급하며 응원하고 있었다. 세원 배우는 올해 한예종 작품 4편으로 재회하였고 민주 배우 역시 올해 KAFA 영화 네 편으로 나의 ‘잘될 여배우에 대한 감’을 확인시켜 주었다. 김세원 배우는 한예종 졸업영화제서 뵈었고 강민주 배우도 졸업영화제서 인사를 나누었으면 했는데, 오늘 메박 성수에 도착하자마자 만났다. KAFA 액터스(1기)로서 졸업영화제 현장일을 하러 오신 것 같았다. KAFA의 일반 관객 참여는 예종만큼은 아니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시간이 되었고 프로그램북에 소개된 참여작(배우, 각본) 네 편에 각기 사인을 받을 수 있었다.

 

강지영 사인

 

○ 강지영

<된장이>(메가박스 성수 DA관, 12:20~13:54)를 보았다.

 

영화가 시작되고 스크린에 주인공 얼굴이 딱 떴는데, 카라의 강지영이었다! 졸작 배우 정보가 늦게 공개되기도 했고 강지영이 그 강지영이었을 줄이야.

 

장편 섹션의 <된장이>(각본·연출 조한별)는 사기꾼 된장녀 제니(강지영)가 지리산 산골집에서 천년삼주를 훔치려는 이야기. 자성의 과정이 다소 헐겁지만 강지영의 활약으로 설득력도 생기고 재미있게 잘 굴러간다.

 

영화가 끝나고 이례적으로 출연 배우 무대 인사가 있다 하여 앞좌석으로 가봤는데, 강지영 배우가 왔다. 맨 앞줄은 강지영 팬들이 대포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일본 팬도 있었다. 극장 로비로 가서도 사진만 찍고 있길래, 사인을 받았다. ★★★

 

 

○ 박미소

장편 섹션 <은빛살구>(메가박스 성수 DA관, 14:10~16:11)를 보았다.

 

오늘 본 두 편 모두 무려 돌비 애트모스관에서 상영하였다. 좌석도 많고 화면도 좋고, 좋구나.

 

<은빛살구>(연출 장만민)는 가족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 아빠에게 돈을 받으러 딸이 고향인 강원도 묵호로 가는데, 이곳이 주요 배경이다. 회에 소주 먹고 싶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한데 영화에 등장하는 '벌교횟집'은 실제 상호는 아닌 것 같다. (가보고 싶어 찾아봄) 암튼 묵호에서 한 달 살기 해보고 싶었다. ★★★

 

*판타지 장면이 크게 효과적이진 않았던 것 같다.

 

*처음 보는 나애진 배우의 연기가 좋았다. 김정서(주인공) 최적의 캐스팅.

 

 

*박미소 배우도 주인공의 친구로 출연. 홍상수 영화(<우리의 하루> <탑> <소설가의 영화> <인트로덕션>)에서가 아닌 영화에서의 연기를 처음 보는 거였는데, 달라서 좋았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 로비에서 그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국제 때 만났던 것을 기억해주신 것 감동 포인트였고, 투샷 최적의 환경을 찾으시려는 노력은 좀 귀여웠다.

 

 

2024년 3월 9일 토요일.

2024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졸업영화제 2일차. 단편 14편을 보았다.

 

베스트 5를 뽑아봤을 정도로 좋은 작품이 많았던 한예종 졸작에 비해, 괜찮은 작품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집중해서 본 것은 <갈비뼈>(연출 임하연, 25분 1초)였다. 여자의 갈비뼈에서 남자가 생겨나는 것까진 흥미로웠는데 이야기는 죽고 이미지만 남아서 만족하지 못하였다. 주연인 권잎새 배우는 이번에 다시 느낀 건데 가지고 있는 비주얼이 정말 좋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화면이 비어보이지 않게 만드는 힘이 있다.

 

 

섹션 G 액터스 단편 섹션 "펼쳐진 하루"에 묶인 세 작품(<선물> <등산> <너의 일기>)은 KAFA 액터스 1기가 참여한 작품으로 강민주 배우는 세 작품에 전부 출연하고 각본과 연출부에도 이름을 올렸다. (다른 배우들도 그러했을 것인데 내 눈엔 강민주 이름만 보였다)

 

 

세 작품 중 <등산>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임을 알리며 시작하는데, 보다 보니 내용이 몇 년 전 SNS에서 화제가 되었던 ‘지리산에 자살하러 갔다가 마음 바꾼 청년’ 이야기였다. 나중에 민주 배우와 얘기 나눌 기회가 있어 물어보니, 그 이야기가 맞고 그 실화 당사자에게 각색 허락도 받았다고 한다.

 

*<조용히, 사세요>에 김영지 배우가 깜짝 출연하는데 저녁에 <C 탄소>(KU시네마테크) 상영회에서 만나 확인하고 싶었던 것을 해결했다.

 

 

2024년 3월 10일 일요일.

2024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졸업영화제 3일차. 장편 4편과 단편 3편을 보았다.

 

오늘은 장편영화 위주로 관람했다. 어제 단편 14편을 보았지만 감흥을 준 작품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좋은 단편이라면 볼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 것이다.

 

<프랑켄슈타인 아버지>(최재영)는 어떤 작품이든 살려내는 강길우 배우 주연작. 현대판 ‘프랑켄슈타인’ 이야기로 정자를 판매한 아빠와 그로 인해 태어난 아들, 즉 창조주와 괴물에 대해 다룬다. 심오하지는 않고 다소 코믹하게 풀어가는데 가장 중요한 설정인 부자 사이의 케미가 크게 없었다. ★★☆

 

<엄마의 왕국>(이상학)은 가족의 비밀과 알츠하이머를 다룬다. 스릴러는 약하고 시종 우울하고 지지부진하다. ★★

 

 

*젊을 적 엄마로 출연하는 송예은 배우가 왔길래 인사를 드렸다. 출연작을 꽤 봤는데(<행복주택> <철봉하자우리> <가장 보통의 하루> <밤나비들> 등) 가까이서 뵌 것은 처음이다. 실제로 눈이 참 예쁘셨다.

 

보이 인 더 풀 굿즈

 

<보이 인 더 풀>(류연수)은 정말 예쁜 영화다. 이것은 칭찬이자 아쉬움. 필름룩을 내는 영상을 비롯해서 로케와 촬영에 굉장히 공을 들인 것 같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적인 청량감도 있고 전 출연 배우의 연기도 참 좋거나 어울린다. 유년기까진 좋았다. 성인이 되어 많이 심심해지는데 좀 더 이야기가 필요했다. 그럼에도 영화가 정식 공개되면 많이 회자될 작품. ★★☆

 

 

 

*스우파 댄스 크루 HOOK의 효우(전효빈)가 주연인데 연기를 잘해서 사실 놀랬다. 연기를 전공했느냐고 물어봤는데 아니라고, 큰 도전이었다고 한다.

 

 

<딜리버리>(장민준)는 신생아 매매를 다룬다. 아무리 코미디로 풀었다해도 중요한 주제를 다루는 만큼 치밀함이 필요했는데 사려 깊지 못하고 영화를 만들어 내기에 급급하다. 김영민과 권소현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던 영화. ★★

 

 

정말 피곤했지만 섹션 D 정규과정 졸업 단편까지 보았다. 이중 <탈출속도>(박세용)에 강민주 배우가 출연해 궁금했는데 분량이 적었다. 강민주 배우를 이번 KAFA 졸업영화제를 통해 알게 됐다면 단번에 주목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민주 배우는 일반적인 상업영화가 요구하는 연기보다는 신동민(<당신으로부터>)이나 하마구치 류스케 스타일의 호흡에 더 잘 어울려 보인다. 내가 그쪽을 더 좋아하기도 하고. KAFA 장편 <겨울의 빛>에 주조연으로 출연하였다고 하는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탈출속도>의 주연 이진하 배우는 영화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마스크를 지녔다. 일본 배우 후카츠 에리를 닮았다.

 

 

*<당연한 이야기>(이소현)에 출연하는 김유라 배우는 <여름날>(오정석, 2020 개봉)의 배우. 인상 깊어서 기억하고 있던 영화라 유라 배우에게 그 애정을 드러냈더니 많이 좋아하셨고 악수까지 청해서 재밌었다. 김유라 배우도 KAFA 액터스 1기. 액터스 단편 섹션 중 <너의 일기>에서 좋은 감정 연기를 보여준다.

 

 

*당연한 이야기 ★★☆ / 홀로 ★★☆ / 탈출속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