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7일
소리 없이 또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가끔씩 쳐다보며 <엘라의 계곡>을 보다. 따뜻한 커피도 함께 했다.
내 주변에도 이라크 파병 갔다 온 동생이 있는데, 일체 얘길 듣진 못했지만 블로그에 올라온 사진으로 웬일인지, 조금 부러워했던 적이 있다. 공짜로 외국 가보고 큰돈도 벌었다는 생각이 먼저 앞섰다. 그러니까 나는 전쟁 영화를 좋아하지만 전쟁 뉴스는 별로 보지 않는 많이 무책임한 성인이다.
오늘 <엘라의 계곡>을 보고서야 비로소 미국 청년이 파병된 이라크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간접적이나마 알게 되었다. 영화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인 <블랙 호크 다운>과는 정 반대인 절제로 가득한데, 그럼에도 긴장과 스릴이 대단했다. 게다가 반전에 대한 교훈도 이해 쉽게 담아 넣었다.
엔딩 크레딧 중간쯤에, 영화에서 언급됐던 소년 시체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FOR THE CHILDREN"이라는 문구를 삽입한다. 자국 이득을 위해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전쟁.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정부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과연 자기 자식을 선뜻 전쟁에 내보낼 수 있을까? [★★★☆]
※덧붙이기
토미 리 존스, 클린트 이스트우드, 이순재 같은 내가 좋아하는 노장배우들은 절대 죽지 않고 영원히 영화를 찍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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