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2
KOFA에서 <달기> 홍콩 개봉판(1964년, 103분, HD)과 국내 개봉판(1964년, 118분, 4K)을 연이어 보았다. 두 영화의 차이는 개봉 국가 시장을 고려한 언어 더빙과 러닝타임이 다를 뿐이다. 국내판의 축소본이라 할 수 있는 홍콩판은 멜로와 복수의 합당함이 잘려져 있고, 결말도 확 끝내버려서 감정적인 측면에서 다소 불친절 하다.
한국인으로서 국내판에서 대사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폭군 신영균의 경우 한국어와 중국어에 따라 캐릭터가 다소 다르게 느껴지는데 복합 감정이 한국판에 더 잘 드러나 있다. 다른 캐릭터들도 마찬가지.
홍콩판은 편집되어 러닝타임이 짧고, 국내판은 사운드는 있는데 장면은 나오지 않는(영상 필름 소실) 부분이 있어 두 영화를 함께 보아야 좀 더 온전한 관람이 가능하다.
<달기>는 한홍 합작품(신필름과 쇼브라더스)으로 국내 고전에선 보기 힘든 스케일과 세트의 장점이 살아있다. 홍콩의 지리적 한계 때문에 수원(오픈 세트)에서 촬영되었다는 전쟁 군중 신과 야외 풍경, 쇼브라더스에서의 전문 실내 세트 장면(야외 같은 실내, 왕실연희, 화재)은 정말 볼만하다.
오늘 상영된 홍콩 개봉판은 DVD 소스(MPEG4 포맷)였는데 현지 DVD 제작 기술 문제로 화면이 아주 밝고 포커스가 안 맞아 있었다. 그런데 밝은 화면으로 인해 오히려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주기도 한다. 특히, 금(琴, 현악기)을 타는 세트 장면은 중국 무협영화를 보는 것처럼 황홀했다.
*비가 와서인지, 주말이라 그런지 아니면 사람들 관심이 원래 없는 것인지 19시 상영 뒤에 있던 <아카이브 이야기: 수집×복원> 토크에는 30여명 관람객 중 20여명만 참석하였다. 비록 사람 수는 적었지만 민병현 한국영상자료원 수집팀장×최영진 해외수집 코디네이터×손기수 前 영상복원 테크니션의 설명은 <달기> 및 발굴/복원작을 보다 아끼고 좋아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사람들의 질문 수준이 높아 열띤 자리가 되었다.
*중국 주연배우 린다이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자살하였다고 한다. 검색에 의하면 신영균이 프러포즈를 거절했기 때문이었다고.
*<달기> DVD는 홍콩 개봉판으로 국내에 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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