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4∼12.5
주말은 온전히 시네마테크 KOFA에 바쳐졌다. 토요일에 <아델의 사랑이야기>(1975)를 일요일에는 <폭풍의 월요일>(1988)을 보았다. 두 편 모두 청계천에서 발품 팔던 이십대 초반, 비디오 껍데기(케이스)라도 확인하고싶던 영화였다. 그런데 그렇게 애타게 찾던 숨은 걸작들을 이렇게 필름으로 마주할 수 있다니 영상자료원에 다시 한 번 감사의 절을 올린다.
이번 관람을 통해 예측해 보건데 두 편 모두 국내에서 개봉이 됐던 모양이다. 세로 자막과 타이포, 수입사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검색해보니 <폭풍의 월요일>은 2008년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서도 상영된 바 있다.
<아델의 사랑이야기>(혹은 <아델 H 이야기(The Story Of Adele H)>)는 뭐 그냥 아주 이자벨 아자니에 취해 보는 영화다. 중학교 때 영화광 급우는 이자벨 아자니 광팬이었는데 아자니는 정말 미학적 연구대상이 될 만큼 창백한 아름다움을 가졌다.(나의 최애 소피마르소보다는 좀 못하지만)
영화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레 미제라블> <노틀담의 곱추> 등)의 둘째 딸 아델 위고의 실화를 기초로 한 작품. 꽃피는 20살의 아자니를 평론가 겸 감독 프랑수아 튀르포가 흠모해(?) 만든 광기의 사랑 영화로 아자니를 꼬시기 위해 만든 영화로 보일 만큼 영화는 온전히 아자니의 연기와 미모로 밀어부친다.(트뤼포는 촬영 도중에도 아자니의 연기를 지켜보며 눈물을 쏟았다고) 나도 튀르포처럼 똑똑하고 잘나서 세기의 여배우와 함께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 아오이 유우나 요즘은 아이유? 하하.
실제로, 아자니의 연기가 제법 볼만하다.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라는 표현대로 아자니는 온통 한 남자에 풍덩하는 사랑을 신들려 연기한다. 이후 출연작인 <퍼제션>(1981) <까미유 끌로델>(1988)에서는 더더욱 깊어진 광기의 연기를 볼 수 있다. 박찬욱은 <박쥐> 캐스팅 전 김옥빈에게 이 영화를 추천했다는데 김옥빈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되었던 거 같다. [★★★]
※덧붙이기
최근 <스커트 데이>(2008)를 본 적이 있는데 뚱뚱 중년 아자니를 만났다. 사람은 왜 나이가 들면 살이 찔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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