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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영화일기

[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Definitely, Maybe)] 워킹 타이틀의 달콤쌉싸름한 로맨틱 코미디

by 22세기소녀 2021. 7. 24.

2008.3.31

<삼국지 : 용의 부활> 시사 관람 후, 같은 서울극장에서 하는 <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를 역시 시사회로 연이어 보다.

 

 

두 영화는 오랜만에 불러낸 '영화사랑'과 함께 봤다. ‘나의 특별한 사랑’과 함께 보면 더 좋았겠지만…, 남자라도 함께 해준 것에 만족하자.

 

 

<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원제 Definitely, Maybe)는 워킹 타이틀 영화다. 워킹 타이틀.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브리짓 존스의 일기>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 등으로 한국 관객들의 가슴을 봄날 널린 빨래처럼 만들어 버린 제작사다. 물론 그들은 <플라이트93>에서 <새벽의 황당한 저주>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그러나 워킹 타이틀하면 뭐니뭐니 해도 로맨틱 무비 아니겠는가.

 

 

<프렌치 키스> 시나리오 작가이자 워킹 타이틀에서 <브리짓 존스의 일기 : 열정과 애정> <윔블던> 등의 각본을 써오던 아담 브룩스의 <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 또한 워킹 타이틀 명성다운 달콤쌉싸름한 로맨틱 코미디를 선사한다. 아담 브룩스는 각본가로선 베테랑소릴 들었지만 감독으로선 주목받지 못했던 신세. 워킹 타이틀 데뷔작인 <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를 통해 유쾌하고 섬세한 연출을 안착시킨다.

 

 

<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는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다시 찾는 사랑을 다룬다. 첫사랑이 결혼과 평생으로 이어지는 커플도 있긴 하지만 대개의 연인들은 여러 이별 끝에 하나를 이루고, 더러는 만남과 이별을 늙어 죽기 전까지 반복한다. 영화는 이러한 우리 주변의 사랑이야기를 플래시백 기법을 통해 미스터리 구조로 되짚어본다.

 

 

<누가 그녀와 잤을까?>(김유성, 2006)의 다른 버전으로 보아도 좋을 영화는 아빠와 딸이 '누가 그와 잤을까? 그래서 아이를 낳았을까?'를 추리해 찾아 나선다. 첫사랑 에밀리(엘리자베스 뱅크스 분)일까, 재색을 겸비한 저널리스트 섬머(레이첼 와이즈 분)일까, 고민 상담 친구 에이프릴(아일라 피셔 분)일까. 딸내미는 엄마가 궁금하다. 과연, 영화는 끝까지 알 수 없게 만듦으로써 보다 말고 퇴장하는 일이 없게 만든다.

 

 

로맨틱 코미디의 기본 공식을 살짝 빗겨가며 워킹 타이틀의 양념을 친 <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는 몇몇 영화를 연상시킨다. 그 중 하나가 <세렌디피티>. 책을 매개로 다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닮았다. <세렌디피티>가 '콜레라시대의 사랑'이었다면 <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에선 '제인 에어'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쳤을 책처럼 여러 인연을 돌고 돌았던 남자와 여자의 사랑은 제 주인을 찾는다.

 

 

스칼렛 요한슨의 실제 연인 라이언 레이놀즈(윌 역)는 완소남으로서 댓가를 확실히 치른다. 그는 선거운동본부에서 일하는 이색 직업으로 색다를 로맨틱 코미디를 선사하는데, 그의 애정전선에 클린턴-르윈스키의 정치 스캔들이 한 몫 거들어 준다.

 

 

한편, 세 여성 캐릭터를 매력적인 세 배우가 잘 소화해 냈다. 윌의 오랜 연인으로 분한 에밀리 역의 엘리자베스 뱅크스는 클래식한 외모로 이별의 운명을 지닌 첫사랑에 어울린다. 그녀는 <장화, 홍련>을 리메이크한 <두 자매 이야기>에 출연했기에 눈여겨 두면 좋을 것이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경력의 레이첼 와이즈는 더더욱 예뻐진 외모에 섹시미와 지성미를 더해 남성 관객들로 하여금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개봉관을 찾게 만든다. <웨딩 크래셔>에서 빈스 본의 엽기 연인으로 활약했던 아일라 피셔는 윌의 최종 연인으로서 부족함과 어색함이 없는 매력을 선사한다. 그리고 꼬마숙녀 마야 역의 아비게일 브레슬린! <미스 리틀 선샤인>에서 우주 최고 큐트 똥배를 자랑했던 이 꼬마의 명연기는 극을 활기차게 하며 다코타 패닝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일부에게는 이미 자리 교체가 됐을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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