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 제작보고회 녹취록] ● 일시 : 2015년 4월 14일(화) 오전 11시 ● 장소 :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 참석 : 민규동 감독, 주지훈, 김강우, 임지연, 이유영 |
Q. 인사말씀
사회자: 오늘 여러분께 소개해드릴 영화 <간신>은 연산군 11년, 1만 미녀를 바쳐 왕을 쥐락펴락 했던 희대의 간신들의 치열한 권력 다툼을 그린 영화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역사상 최악의 간신으로 꼽히는 임숭재를 소재로 해 더욱 화제가 되고 있죠. 영화 <간신>은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4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민규동 감독의 작품으로 더더욱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3월 홍콩 아시아 필름 마켓에 해외포스터와 예고편 공개 당시 해외 바이어들의 뜨거운 관심은 물론 네티즌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2015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오늘 본격적인 임명식에 앞서서 여러분들이 영화 <간신>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영화의 역사적 배경을 담은 소개 영상을 준비했는데요. 영상 보신 후에 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영상 상영)
사회자: 연산군 11년에 왕을 홀리고 시대를 능멸한 간신 임숭재-임사홍 부자가 채홍사의 책임자로 임명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만나보셨습니다. 중책을 맡게 된 두 간신이 앞으로 어떤 술책으로 왕을 쥐락펴락 하게 될지 궁금해지는데요. 배우 분들과 감독님 모셔서 영화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 바로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간신>의 민규동 감독님 그리고 주연배우 주지훈, 김강우, 임지연, 이유영씨를 자리에 모시겠습니다.
감독님부터 이른 시간 궂은 날씨에 함께해주신 취재진 여러분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민규동 감독: 네 안녕하세요. 간신 연출한 민규동 입니다 오랜만에 뵙는데요 반갑습니다
주지훈: 안녕하세요, 간신에서 임숭재 역을 맡은 주지훈입니다 반갑습니다
김강우: 안녕하세요, 융 역을 맡은 김강우 입니다 반갑습니다
임지연: 안녕하세요 단희 역할을 맡은 임지연입니다 반갑습니다
이유영: 네 안녕하세요 설중매 역할을 맡은 이유영입니다 반갑습니다
사회자: 주지훈씨 오늘 정말 상영관이 취재진 분들로 가득 찼습니다. 오늘 컨디션 어떠신지요
주지훈: 저는 오늘 잠을 못 자서 사실 좀 피곤한데 비도 많이 오고 시간도 이른데 많이 와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김강우: 네 좋습니다 사실 저도 잠을 잘 못 자서 안 좋았었는데, 전 좀 걱정을 했어요 비도 오고 날씨도 너무 안 좋아서 그런데 기운이 나네요.
사회자: 본격적인 이야기는요 영상을 먼저 만나보고 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준비한 영상은 <간신>만의 압도적인 스케일을 우리가 살펴 볼 수 있는 제작기 영상입니다. 1만 명의 미녀 그리고 조선 최대의 수상연회 등을 영상을 통해 체험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작기 영상 상영)
사회자: 그야말로 웅장한 스케일, 압도적인 스케일이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수 많은 미녀들과의 수상연회 장면이 진짜 인상적입니다. 영상 잠깐 봤지만 기존 사극과는 좀 다른 뭔가 커다란 느낌이 납니다. 어떤 점을 의도하셨나요?
민규동 감독: 사실 물리적인 스케일을 추구한 영화는 아니구요. 실제로 제가 추구했던 지점은 인물의 광기나 심리적인 한계 이런 내적 스펙트럼이 이제껏 보여주지 못했던 한계를 넘어서는 내적 웅장함을 찾아보려고 애썼습니다. 특히 공간들이, 우리 나라에 전쟁의 흔적인지 사실 남아있는 공간들이 얼마 없잖아요. 그 맨날 보던 공간을 어떻게 하면 새롭게 보여줄 수 있을까 그 방법이 영화를 만들 때 제일 어려운 고민이었는데, 저는 그 인물로 한 번 들어가봤어요. 그 인물의 욕망과 동기를 가지고 그 공간에 가서 보니까 내가 이 인물이라면 이 공간을 어떻게 보여줄까, 공간 그리고 미술이라는 것 자체가 캐릭터를 어떻게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냐 유추하는 것이기 때문에 왕의 입장, 간신의 입장 그리고 거기 희생당하는 여자들의 입장에서 공간들을 볼 때마다 보지 못했던 신선한 지점들, 다른 의미의 스케일 이런 것들을 찾아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사회자: 감독님의 고민과 노력들이 화면에 고스란히 묻어 나온 것 같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네 분의 배우들 외에도 각각의 배우들이 아주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분하셨습니다. 캐릭터 영상을 보고 배우 분들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캐릭터 영상 상영)
사회자: 예술에 빠지고 쾌락에 빠진 연산군을 둘러싸고 희대의 간신들이 권력다툼을 벌이게 되는데 그 모습이 참 기대가 되고요 또 여배우 분들 운평들의 아름다운 자태까지 더해져서 눈을 뗄 수가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만 영상을 더 보겠습니다. 1차 예고편- 최악의 충신편 만나보고 본격적으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1차 예고편-최악의 충신편 상영)
사회자: 영상을 보면 볼수록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배우 분들은 촬영 당시의 감회가 좀 떠오르실 것 같아요. 주지훈씨 어떠세요 영상들 보신 소감이.
주지훈: 내가 저걸 찍었구나. 벌써 한 4개월 여가 지났고 그래서 감회가 새롭네요. 현장에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보던 모니터와 톤앤매너가 다르고, 또 영화가 편집에 따라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흘러 가는게 신선합니다.
사회자: 김강우씨 어떠세요 고생 정말 많이 하셨다고 들었는데
김강우: 되게 추웠거든요. 근데 화면 보니까 하나도 안 추워 보이네요 너무 추워서 내복을 2,3장씩 안에 껴입고 그랬었는데, 다행이네요.
사회자: 여배우 분들도 그 때 촬영 당시 생각나세요? 임지연씨?
임지연: 네 맞아요 정말 추었어요. 한복이 얇아서 안에 핫팩도 못 붙이는 상황이었고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제 개봉을 한다고 하니까 너무 많이 설레네요.
사회자: 이유영씨는 어떠세요?
이유영: 춥고 또 많이 힘들어서 굉장히 투덜대기도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너무 그립고, 너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사회자: 오늘 이 자리에서 영화 완편을 보여드릴 수가 없기 때문에 영화 속 등장하는 소품들과 영화 속 관통하는 키워드들을 토대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제작보고회지만 저희가 부제로 채홍사 임명식이라고 말씀을 드렸거든요. 채홍사는 도대체 무엇인지 어떤 곳인지, 또 그 안에서 이들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화록 소품 등장)
자, 아주 오래된 책자고요. 책자 앞에는 장화록이라고 쓰여있습니다. 책자를 펼쳐보면 한자로 누군가의 이름인듯한 글씨들이 적혀있는데 감독님이 좀 부연설명을 해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민규동 감독: 채홍사라는 관직이 조선시대 통틀어서 연산군시대에만 존재한 독특한 직책입니다. 연산군 말기, 여자와 말에 대한 집착이 엄청났던 연산군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15세에서 25세 사이의 미녀와 준마를 채집할 수 있게 관리를 파견했었는데 그 관리를 채홍사라고 했고, 그렇게 유부녀, 처녀부터 기생까지 그냥 왕의 마음에 들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여자들을 끌어갔었고, 궁에 오게 되면 옷과 좋은 음식과 명기가 되기 위한 훈련을 다지면서 눈에 들면 후궁이 되기도 하고, 가족까지 집과 권력을 갖게 되기도 하고, 눈에 안 들면 바로 능지처참 당하거나 관노가 되거나 비구니가 되거나 굉장히 생존경쟁이 치열했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여자들을 채홍하면서 그 여자들의 이름, 부모관계, 생년월일 지금 말하자면 키, 몸무게 호녀인지 아닌지 등급들 이런 것들을 다 기록한 장부인거죠. 장화록의 장화는 장미꽃이란 뜻인데요. 여자를 꽃이라고 생각하고, 운평들을 여기 담아서 기록했던, 사실 인질로 삼고 싶은 정적의 딸, 부인들도 이름이 적히는 순간, 끌려갈 수 밖에 없는 무서운 블랙리스트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사회자: 채홍사가 엄청난 힘을 가진 인물이네요.
민규동 감독: 엄청난 힘을 가졌었고, 가마를 타고 행차할 때 임금처럼 모든 사람들이 조아리고 무서워했고, 거의 2년에 걸쳐서 큰 일이 벌어지는데 권력이 당시 상당했었죠.
사회자: 좋습니다. 이 장화록을 빼놓고 또 이야기할 수가 없을 것 같구요. 이 소품과 함께 한 가지 키워드를 더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희대의 간신’ 키워드 공개)
사회자: 연산군을 다룬 작품은 종종 있어왔는데 그 동안 그를 휘둘렀던 간신에 대해 주목했던 작품은 처음이지 않나 싶거든요. 이 소재를 영화화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민규동 감독: 역사이야기에 늘 관심이 많았었는데 사극으로 옛날 이야기를 다루는 이유가 그 이야기를 통해서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인데요. 왕에 대한 이야기가 늘 펼쳐지고 있고, 실록도 늘 왕의 시점으로 왕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왕의 시점이 아닌 간신의 시점으로 왕을 바라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고 있는 연산군 이라는 인물이 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그 시대 역시 다르게 보이고 지금 시대도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임숭재, 임사홍은 중종실록에 보면 천년에 으뜸가는 간흉이라고 묘사가 되어있습니다. 임숭재, 임사홍, 이완용이 조선시대 3대 간신으로 아주 유명한데. 이완용은 우리에게 아주 유명한데 임사홍, 임숭재는 낯설죠. 하지만 그 전횡을 들여다보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인데요. 왕과 왕을 둘러싼 간신의 권력다툼 그리고 허망한 마음 속의 폐허 그런 것을 들여다보면은 새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간신이란 시점을 한 번 취해봤습니다.
사회자: 감독님을 통해서 역사적 배경까지 쏙쏙 이해가 되니까 영화가 더 기대가 되고 그렇습니다. 두 번째 소품을 보면서 또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 소품 대령해주시죠.
(채홍패 소품 등장)
사회자: 붉을 홍 자가 쓰여있는 홍패입니다. 홍패는 주지훈씨께서 설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주지훈: 채홍사가 갖고 다니던 패인데요. 패를 보여주면 부인이던 자식이던 뭐 첩이던, 아니면 민간인이던 무조건 거부 할 수없이 따라와야 하는 패죠.
사회자: 암행어사에게 마패가 있다면 채홍사는 이 홍패가 있군요. 계속해서 함께 홍패에 걸맞는 키워드 공개해보겠습니다.
(채홍사 키워드 공개)
역시나 채홍사입니다. 전국 각지의 미녀들을 채홍하고 관리했던 기관이 바로 채홍사인데 조선 팔도에서 운평들을 선별하는 거잖아요. 채홍의 기준이 어떤 건지요?
주지훈: 기록에 따르면 처음에 채홍을 나갔을 때는 일단은 도성 내 신료들의 아내, 여식, 첩, 기생 등 가리지 않고 채홍해서 왕에게 갖다 바쳤다고 하구요. 이후에는 돌아다니면서 춤이라던가 노래라던가 시라던가 그림이라던가 예술적인 방면이나 외모, 집안 이런 것들의 등급을 나눠서 기준을 정했다고 합니다.
사회자: 길거리 캐스팅을 한건가요?
주지훈: 길거리 캐스팅을 해서 관객에게 기쁨을 주기 보다는 오로지 왕 한 분을 위한
사회자: 그 동안의 간신이라고 생각을 하면 주지훈씨 처럼 어떤 훤칠한 외모가 떠올려지진 않거든요. 뭔가 차별화를 배우분 역시 스스로도 두셨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을 노력하셨나요.
주지훈: 일단 민초들의 집에 들어갔다 나오고 할 때 지붕이 안 맞더라구요. 허리를 90도 가까이 숙여야 되지만..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숙일 수 있을까. 갓 포함 2미터가 넘기 때문에요. 캐릭터적으로는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간신이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래서 저도 연기하는 디테일에 있어서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면, 감독님은 훨씬 적극적이고 강렬하길 원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맞춰 갔습니다.
사회자: 계속해서 다음 소품도 공개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연산군과 관련된 소품이라고 제가 힌트를 드리겠습니다. 족자 안에 어떤 것이 적혀있는지 혹은 그려져있는지.
(춘화 족자 소품 등장 / 미인도 키워드 공개)
미인도. 제가 조금 설명을 드리자면 지금 만나보신 그림이 연산군이 직접 그린 그림이고 제목이 미인도입니다. 보통 우리가 아는 연산군은 광기 어린 모습만 떠올리는 데 다른 쪽 재능도 있는 인물 인가요?
김강우: 사실 연산군이 굉장히 천재적인 예술 기질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예전 관련 책들 많이 보고 했습니다. 그림도 잘 그리고 시도 많이 썼고, 또 뭐 무예도 능했고. 제가 생각하기에는 시대를 잘못 만난 천재적인 기인 같은 느낌이었어요.
사회자: 예전에 작품을 통해 보여졌던 연산군과는 아무래도 캐릭터상 다른 모습을 보여주셨어야 되는데 어떤 점을 제일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김강우: 그 전까지 연산군이라고 우리가 봐왔고, 생각했던 것들은 그냥 폭군이죠. 트라우마가 있는 폭군, 근데 거기에서 조금 더 넘어서고 싶었어요. 조금은 부담감도 있었고 그거와 다른 어떤 차별성을 줘야 되는지에 대해서도. 근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그런 예술가적인 기질을 좀 넣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예술적인 광기를 보이면 어떨까 고민해봤습니다.
사회자: 미녀 분들과 함께 촬영을 하셨잖아요 현장에서. 한 두 분이 등장하는 게 아닌 것 같은데 현장에서 재미있었던 경험 같은 건 없는지?
김강우: 너무 행복했죠. 보는 것 만으로 행복했는데 좀 안쓰러운 건 저게 지금도 나오고 있지만 저 한 겨울에 저렇게 거의 뭐 다 맨살을 드러내고 있으니까 전 춥다고 할 형편이 아니었죠.
사회자: 여배우들의 고충 때문에 행복해할 수 없으셨군요. 알겠습니다. 주지훈씨도 저 분들을 직접 관리하는 역할이신데 어떠셨습니까?
주지훈: 많은 운평 분들이 나오시잖아요. 관리를 하고 촬영 하기 전에 리허설 하기도 하고 여러가지를 하는데 아무래도 한복이 탑으로 입기에 아주 적합한 옷은 아니잖아요. 자꾸 흘러내려요. 근데 여배우 분들이 모두 이런 의상을 입습니다. 정말 몇 십 여명의 여배우 분들이 있으시고, 저도 시선을 맞추면서 리허설을 해야 하는데 옷을 그렇게 하고 계셔서 이게 자칫 한 순간에 변태로 몰릴 수 있겠구나. 내가 굉장히 시선을 조심히 해야겠구나.
사회자: 여성분들이 많아서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네요.
주지훈: 그리고 아무래도 연기할 때 거친 모습들이 좀 있는데 옷이나 이런 것들이 혹시 찢어지거나 의도치 않은 안 좋은 상황들이 발생할까봐 걱정도 많이 되고, 또 아무래도 다들 맨살들이니까 다칠까봐
사회자: 계속해서 여배우들에 관한 얘기 나눠봐야죠. 다음 소품 입장해 주시죠.
(소품 얼음과 검 등장)
얼음이 있구요, 검이 놓여져 있습니다. 이 소품을 보니 아주 예사롭지 않은 느낌인데 임지연씨께서 설명을 좀 해주실래요?
임지연: 제가 검무를 추는 여자 역이잖아요 그 칼로 춤을 추는 걸 찍었는데 평소에도 제가 워낙춤에 관심이 많고, 찾아 다니는 습관이 있어서 굉장히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막상 실제로 해보니까 굉장히 어렵더라구요. 무술을 할 때 쓰는 칼이고 그래서 굉장히 무거웠어요. 제가 연기 하면서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누굴 때리진 않을까, 다치진 않을까 또 내가 맞진 않을까 라는 그 무서움이 몰려와서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근데 하다 보니 또 익숙해 지더라고요.
사회자: 극중 아름다운 운평이 되기 위해서 또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임지연: 우선 체력적으로 훌륭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고, 체력이 좋고 추위를 잘 안타는 그런 운평 분들이 부러웠습니다.
사회자: 추위를 안타는 운평들이 있었어요?
임지연: 유별나게 추위를 안타는 친구들이 있었죠. 다 추워 하고 옷이 얇다보니 추위를 안타거나 강인한 그런 여자들이 부럽더라구요.
사회자: 임지연씨께서는 검무 실력이 느셨는데 이유영씨께서는 또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어요?
이유영: 저는 설중매가 소리면 소리, 무용이면 무용 다방면으로 뛰어난 기생이라, 평소에 조금씩 배우긴 했었는데 제대로 배운 건 영화 찍기 전에 두 달 정도 무용과 춤, 소리를 배우고 최대한 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사회자: 키워드를 또 보시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눠보죠.
(키워드 1만 미녀 공개)
사회자: 1만미녀 인데요. 여기서 앞서 제가 소개해드리지 않았던 얼음과 좀 관련이 있는 키워드입니다. 만 명이나 되는 운평들을 채홍한 이후에 선택이 되려면 혹독한 수련 과정을 거치는데 임지연씨 그 수련 과정이 얼음과 관련이 있었나요?
임지연: 왕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많은 여자들이 정말 특별한 수련법들을 하는데요. 그 중에 이제 가장 기억에 남는게 얼음인데 저 얼음을 위에다 걸어놓고, 그 밑에 누워서 단전에 녹은 얼음물을 받으면서 단전 힘을 강화시키는 그런 훈련법인데 실제로 굉장히 추웠습니다. 얼음 덩어리가 촬영하다가 녹아서 배에 통째로 떨어지는 에피소드가 있어서 굉장히 아파서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회자: 채홍사라는 곳이 대단한 곳이네요. 1만 미녀들이 어떻게 채홍사에서 관리가 되고 수련이 되는지를 영화를 통해서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 이제 마지막 소품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소품 호리술병 등장 / ‘흥청망청’ 키워드 공개)
사회자: 흥청망청이라는 키워드입니다. 감독님께서 한 인터뷰를 통해 ‘이 영화가 흥청망청에 대한 영화라 할 수 있다’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실제로 연산군과 관련된 단어인가요?
민규동 감독: 일상 생활 속에서 아주 많이 쓰는 단어이지만 사실은 우리가 뜻을 모르고 쓰고 있었어요. 근데 영화를 보고 나면 이제부터는 흥청망청이라는 단어를 쓸 때 느낌이 완전 달라질 거에요. 사실은 잡혀온 운평들은 아주 고통스럽게 수련을 하고, 혹독한 희생을 당하게 되지만, 그 와중에 왕의 눈에 들어서 왕과 잠자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나뉘는데 이를 흥청이라는 상위 계급으로 명명했어요. 운평 중에 발탁된 여자들을 흥청이라 불렀던거죠. 사실 연산군이 아주 바보 같은 왕은 아니고 똘똘한 면도 있고, 굉장히 신하들과의 권력 싸움에서 승리한 부분도 많은데 그 쟁취한 권력을 잘못 쓴 부분이 바로 채홍사를 통해서 흥청들을 가지려고 애썼던 부분이에요. 흥청들을 데리고 놀고, 쾌락에 탐닉하고 그 순간에 결국 망조에 접어든 거죠. 이렇게 내리막길을 걷게 되고 조선 왕조 100년 동안 쌓였던 국가의 탄탄한 기반이 완전 무너지게 되는데요. 연산군이 반정으로 죽게 된 이후 흥청망청이란 단어가 사람들 사이에 언급되기 시작하고, 정치적으로 심각하게 망가진 상황을 일컫는 단어가 되었는데요. 저게 이제 일상으로 들어와서 술과 관련된 느낌도 있고 망가진 느낌으로 많이 쓰이게 되는데 영화를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흥청망청의 기원을 다룬 비극적인 이야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사회자: 그렇군요. 쉽게 말해서 연산군이 흥청들이랑 심하게 놀다가 왕좌에서 물러나게 되고 나서 그런 일들을 우리가 흥청망청이라 표현하게 된거군요. 흥청망청의 뜻을 알고 영화를 보시면 훨씬 더 이해가 남다르게 되실 것 같습니다. 다양한 소품과 다양한 키워드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 영화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눠본 것 같습니다.
(질의응답)
사회자: 배우분들의 캐스팅 확정 소식을 듣고 굉장히 재미있겠구나, 이 배우가 표현하는 이런 역할은 어떨까 등등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하셨습니다. 앞서서 김강우씨를 가리켜 김강우 인생의 최고의 연기라는 발언을 해주셨는데, 각 배우들의 캐스팅에 대한 이유를 좀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민규동 감독: 김강우씨는 그 정도까지 예상을 잘 못했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변화를 보여줬고 몸을 내던지고 달려가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서 이제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주지훈 김강우씨 둘 다 시나리오를 보여주기 전에 그냥 같이 하자라고 직관적인 제안을 했었고, 흔쾌히 초대에 응해 주셔가지고 많은 걸 재지 않고, 깊은 소통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으로 시작한 배우들이었습니다.
사회자: 여배우분들은 어떠실까요?
민규동 감독: 이 영화가 여배우들에게 결코 쉬운 영화는 아닌데요. 우리가 즐겁게 얘기는 했지만 사실은 굉장히 혹독한 역사적 순간을 다루고 있고, 비극적 순간을 관통해왔던 여자들이라서 그 여자들 중에 권력을 탐했던 여자와 권력에 반했던 여자를 찾고 싶었어요. 이미지가 서로 또 다르면서도 관능적인 매력들이 있어야 되는 배우들이라 아직 많은 것을 발굴하지 않았고 아직 많은 가능성이 있는 배우들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에 좀 새로운 배우들을 찾게 됐습니다. 두 분 다 단편영화 심사에서 보고 미리 만나서 마음 속에 품었던 배우들이라 그렇게 초대하게 된 것 같아요.
사회자: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모든 배우 분들이 내 마음에 딱 들었다라는 표현이신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그나저나 감독님 전 작품이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4백만명 이상 돌파한 흥행작입니다. 많이들 또 주변에서 기대하고 계신데 어떠십니까?
민규동 감독: 이번 작품 굉장히 제가 해오던 영화랑 다른 영화고 또, 19금 영화기도 하고 그래서 예전에도 그랬었지만 사실 관객들과 만나는 세상이라는 게 예측이 가능한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떻게 호불호가 생기고, 칭찬과 질타가 있을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숫자는 예측은 잘 못하겠습니다.
Q.(민규동 감독, 주지훈) 민규동 감독님에게는, 사극 소재가 많은데 연산군을 다뤘고, 많은 인물들 중 특히 간신을 다룬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주지훈 배우에게는, 발성도 많이 바꾸셨고 이번 영화를 위해서 많이 노력을 하신 것 같은데, 실제 인물을 참고하셨다면 어떤 인물을 참고하셨는지요?
민규동 감독: 연산군을 다룬 이야기의 원조가 되는 [금삼의 피]라는 소설을 봤을 때 연산군은 정말 뭐랄까 셰익스피어 비극에 나오는 맥베드나 리어왕처럼 고전적인 비극적 인물의 전형성을 가지고 있고, 파고 파도 새로운 것이 아직 존재하는 그런 인물이라 늘 관심이 많았는데 오델로에 나오는 이아고 처럼 손수건 한 장으로 파멸로 몰아 붙이는 간신의 그 캐릭터가 훨씬 더 매력적이었어요. 유럽에 크롬웰도 있었고, 항상 왕의 비극을 다룰 때는 주변 인물이 있었지만 그것을 조장하고, 왕위를 탐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간신이라는 인물이 늘 궁금했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를 새롭게 보기 위해서는 이런 인물의 새로운 시점이 훨씬 좋겠구나 생각이 들어서 들여다보게 됐고, 아직도 영화에 미처 다루지 못한 훨씬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데요. 그런 새로운 시점의 매력을 찾아보게 된 것 같아요.
주지훈: 네 제가 처음에 감독님 만나서 리딩할 때부터 감독님에게는 확고한 임숭재 캐릭터에 대한 생각이 있으셨어요. 또 저희 영화가 역사 다큐멘터리는 아니잖아요. 영화적인 리얼리티를 관객에게 주기 위한 것들을 가져가는데 그런 순서와 흐름 같은걸 감독님이 굉장히 명확하게 갖고 계셨던 것 같아요. 어떤 때는 아주 간단하게 왕과 신하의 관계이지만 어떤 때는 정말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의 관계를 보여주시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걸 조금 파괴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기도 하셔서 그 어떤 때보다 제가 했던 것 작품 중에서는 굉장히 디테일한 디렉션이 들어왔던 것 같아요. 그런 디렉션들을 잘 이해하고 잘 이행하려고 했던 것이 캐릭터에 가장 많이 집중하도록 도와준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자: 대사 톤이나 발성까지 말씀해주신 것처럼 발성도 좀 신경을 쓰셨나요?
주지훈: ‘발성을 이렇게 해야지’라는 생각까지는 안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간신에 대한 이미지가 있고, 그것을 풀어가는 방식에서, 감독님이 아주 디테일하게 이렇게 해봤으면 좋을 것 같다 라고 말씀해주시고 그것들을 하다 보니까 저절로 어느 정도 나오게 되는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Q.(민규동 감독, 김강우) 민규동 감독님한테 질문을 드리면, 포스터에 있는 네 글자 ‘왕 위의 왕’과 공개된 영상들을 보면 왕인 연산군이 이미지적으로 더 간신 같다는 모습이 많이 들고, 왕인데도 불구하고 특이하게 흉측한 점도 많이 그려져 있고, 더군다나 간신인 임숭재가 위엄있는 모습들이 많이 있어요. 신하와 왕의 이미지를 좀 바꾸셨다는 느낌이 드는데 두 인물의 차별점을 어떻게 두시려고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강우씨한테는 연산군이 기존의 사극에서 보면 폭정이나 광기의 인물로 살육에 대한 광기, 패악질 이런 부분에 집중되어 있었는데 반해 간신에서는 색정광 같은 광기가 나오는데 기존 연산군하고 어떤 식으로 차별점을 그리려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민규동 감독: 사실 전형적인 간신은 중국 환관들처럼 등이 휘어져 있고 걸음걸이가 종종 걸음이고, 조아리는 간신의 이미지가 워낙 많았는데요. 그래서 그런 간신을 영신이라고 하고 왕의 권력을 넘어서고 싶어하는 사람을 권신이라고 해서 간신의 종류도 사실 굉장히 많고, 굉장히 다양한데 그 중에서 지금까지 봐오지 않았던 좀 더 뇌가 섹시하기도 하고, 심리적으로 상대방을 조작하는 데 굉장히 능숙한 새로운 간신을 그려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비굴한 순간에 있는 것이 자신에게 너무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순종과 아부로 연명하는 인생이 싫다고 생각하고, 왕을 사실 조종하면서 왕 위에서 왕이 나의 꼭두각시에 불가하다고 생각하는, 욕망의 정점으로 달려나가는 그런 간신을 한 번 그려보고 싶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왕이 꼭두각시처럼 간신에 의해서 움직여지기도 하는데요. 사실 왕 입장으로 돌아가 보면은 그렇게 단순하게 간신에게 놀아나는 단순한 왕이 아니고, 왕 또한 간신을 가지고 놀면서 간신의 마음 속을 완전히 꿰뚫어보는 아주 날카로운 왕으로 묘사되고 있기 때문에 ‘왕 위의 왕’이라는 것이 영화 속에서 보면 좀 더 아이러니컬하게, 누가 왕이고 누가 위에 있는지가 굉장히 미묘할 만큼 왔다갔다하는 모습들을 그려봤습니다.
사회자: 왕 위의 왕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강우: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캐릭터를 볼 때 이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처음에 항상 배우들은 생각을 하죠. 이 캐릭터 표현을 어떻게 해야 될지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을 합니다. 그래도 이 연산군은 답이 나오지 않더라구요. 이 사람이 왜 그랬을까를 자꾸 파야 했어요. 왜 이랬지? 왜 그랬을까? 왜 할머니한테 그랬을까? 왜 다른 사람들한테 그렇게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지? 그래서 하나 하나 설정들을 넣었던 게 사실은 저 붉은 점도 선천적인 결핍을 의미하는 거죠. 그것에 대한 열등감으로 점점 자라면서 모두가 나에게 애정을 갖지 않고 모두가 나에게 적이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서부터 시작이 된 것 같아요. 그 모든 폭력성을 임숭재는 잘 이용 한거죠. 그리고 어느 순간 저는 임숭재에게 모든 마음을 줍니다. 왕과 신하의 관계가 아니라 어느 순간 너무나 절친한 친구가 돼요. 그래서 유일하게 눈물도 보이고, 나의 걱정도 얘기하고 그러면서 또 제가 가지고 있는 예술적인 광기라던지 이런 것을 통해 서로 이용해 먹는 거죠. 임숭재는 워낙 시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그러니까 서로 궁합이 잘 맞고 코드가 잘 맞았던 거에요. 그것을 서로 이용했죠. 지금까지 있었던 연산군 캐릭터들은 어머니에 대한 결핍에서 오는 분노를 표현하는데 급급했다면 저는 사실은 그것은 단지 하나의 이유일 뿐이고, 원래 선천적으로 그 시대와 맞지 않는 인물이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다른 예술적인 다른 모습들을 더 덧붙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Q.(이유영, 임지연) 이유영씨랑 임지연씨는 작년에 데뷔작으로 핫하게 데뷔하셨잖아요. 이유영씨는 밀라노 여우주연상도 타시고, 임지연씨는 신인상도 많이 타셨는데 수상직후에 연기를 다루는 태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 질문은 전작에 이어서 또 다시 노출 연기를 하게 되셨는데 이번 노출 연기에 임할 때는 어떠셨는지요?
임지연: 신인상을 받았을 때는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생각을 했기 때문에 더 잘해야겠구나 라는 생각과 또 그 때 <간신>을 힘들게 촬영하는 도중이었어요. 현장 자체가 힘이 들지만 더 열심히 노력을 해야겠다, 더 진지한 마음으로 연기를 해야겠다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 노출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분명히 전작과는 다른 캐릭터이고 다른 작품이기도 했고 <간신>이라는 시나리오를 보고 선택을 한 것이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또 많은 분들이 도와 주셔서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유영: 저도 조심스런 부분이 있었고, 작품을 선택하는데 정말 잘해낼 자신이 없거나 캐릭터에 대해서 맘에 조금이라도 들지 않으면 해낼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일단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설중매라는 인물이 처음에 생각하기에, 그냥 시나리오를 읽고 겉모습만 떠올렸을 때는 그냥 굉장히 섹시하게 생긴 여배우가 이 역할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면서 자신이 없었는데 감독님 말씀을 듣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감독님이 ‘그녀의 겉모습이 섹시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삶과 그녀의 생각이 섹시한 것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셨고 그녀의 인생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 보니 가슴 아픈 부분이 너무 와 닿았어요. 그래서 공감 가는 부분도 있었고, 설중매한테서 그런 모습들이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아 이걸 해낼 수 있으면 나한테 좋은 경험이 되겠구나 라는 확신이 들어서 하게 됐습니다. 상을 주신 건 제가 잘해서라기 보다 너무 많은 도움을 주셨기 때문이었고, 또 운도 좋았던 것 같다고 생각을 해서, 큰 변화가 있다기 보다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김강우, 주지훈) 간신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는데 혹시 전생이 있었다면 간신과 충신 중 본인은 어느 쪽이었을지 대답해주시면 좋을 것 같구요. 감독님이 현실에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 이 소재를 택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민규동 감독: 사실 간신이란 단어가 저희한테 가볍고 좀 냉소적인 단어잖아요. 제가 친구들한테 새로운 영화를 만들었다, 제목이 무엇이냐 물어볼 때 간신이라 하면 다 웃어요. 왜 이렇게 이상하고 웃긴 제목의 영화를 찍게 됐을까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데 사실 간신스럽다는 말이 굉장히 일상적인 단어죠. 충신이라는 말은 굉장히 거리가 있고, 영웅적인 단어에요. 그러나 저희 일상 생활 속에서는 권력을 마주하고 쫓는 순간도 많고, 그 앞에서 선택을 강요당하는 순간이 너무 많기 때문에 사실은 충직하면서도 간신스러운 면이 저희 일상 생활에 훨씬 더 많죠. 그래서 영화를 보다 보면, 우리 일상 생활에 정치적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서 불행하다고 느낄 때도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이 영화는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사소한, 사람들 사이의 정치적인 권력 관계에 대해 자신이 취하고 있는 태도가 어떤 태도인지 생각해 보게 해요. 영화 속에서는 주지훈 씨뿐만 아니라 장녹수, 박원종, 유자광 등등 수 없이 많은 신하들이 나오는데 다 간신으로 묘사되어 있어요.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인물들을 보고 자신이 어떤 종류의 삶을 선택하고 있는지 그것이 가진 느낌이 어떤 것인지를 한 번 반추해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만들어 보게 됐습니다.
주지훈: 지금 감독님의 말씀에서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가 다 나왔던 것 같은데 저도 이 작품을 하면서 그런 고민을 많이 했었고, 감독님 말씀하신 것처럼 충신은 굉장히 되게 정진해가야 되는 거잖아요. 정말 내가 그럴 수 있을까 고민을 되게 많이 심각하게 해봤는데 근데 그냥 가볍게 질문하셨으니까 전생에 충신이고 싶어요.
민규동 감독: 주지훈씨는 뼛속부터 간신이었을 것 같아요.
김강우: 영화 제목이 간신인데 충신처럼 살고 싶다 그러면, 간신으로 사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게 더 인간적이고 솔직한 게 아닌가 싶어요. 영화 속에서도 임숭재가 재밌게 살더라구요
주지훈: 글쎄요 저는 재미는 다 갖다 바친 것 같습니다.
Q.(김강우, 임지연) 김강우씨는 이제까지 봐왔던 김강우씨 모습 중에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는데요, 폭군으로 비춰졌던 연산군으로 살면서 느끼는 카타르시스라던지 또는 배우로서 갈증이 해소됐는지 궁금합니다. 또 이 작품에서 내가 왕이었기 때문에 이런 건 편했다 이런 점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임지연씨 같은 경우에는 <인간중독>에서는 1969년 정도 이런 시대적 배경이라 좀 더 수월했을 텐데 이번에는 연산군 시대라는 오래된 그 이전의 시대를 맞이해서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어떤 준비를 하셨으며 구체적으로 단희라는 캐릭터가 어떤 점이 가장 마음에 들어서 작품을 선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임지연: 우선 시나리오도 너무 재미있었고, 굉장히 신선하고 재밌는 캐릭터라고 생각을 했어요. 사실은 진중한 면도 있으며 강직하고, 중성적인 면도 있으면서 굉장히 관능적인 그런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좀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사실 그 전작도 시대극이고 또 이번 차기작은 사극인데 사극이 저는 이렇게 어렵고 힘든지 몰랐던 것 같아요. 평소 굉장히 사극 작품을 좋아하고 즐겨 봤었는데 막상 또 해보니까 여러가지 상황들이 힘들었어요. 옷부터 시작해서 연기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제가 감독님을 많이 따라다니며 의지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김강우: 너무 후련했어요. 재밌었어요. 감독님하고 그런 상상들을 해나가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변태적 상상들이거든요. 일상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행위들을 상상 속에서 만들어서 하는데 그게 역사적으로는 사실은 어느 정도 있었던 일들이거든요. 그런 것들을 하는 게 너무 후련했는데 한편으로는 걱정도 있었어요. 학교 다니면서 연기를 배웠을 때 외국에는 햄릿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그거에 비등한 어떤 캐릭터가 있느냐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 항상 연산군이었어요. 이 캐릭터를 죽기 전에 배우로서 꼭 한 번 해봤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는데 이게 나한테 너무 일찍 오지 않았나 라는 걱정은 있었죠. 내가 과연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고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해서 그런 걱정은 아직도 지금 마음 속에 갖고 있습니다.
김강우: 왕이어서 많이 편할 줄 알았어요. 앉아만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하는 게 많아서 배울 것도 많고 뭐, 계속 움직이고 앉는 장면도 없고 거의 뭐 활동적인 왕이라 편하지는 않았어요.
(공약 질문)
주지훈: 관객수는 관객 분들이 우리와 소통해 주시는 거니까 많이 봐주시면 좋죠. 무조건 많을 수록 좋구요. 제가 듣기로는 어쨌든 이게 청소년 관람불가라서 5백만이 굉장히 하이스코어라고 하더라구요. 공약은 롯데엔터 페이스북을 통해서 어떤 게 관객에게 좋은 선물을 드릴까란 고민을 해본 후에 밝히겠습니다.
이유영: 방금 지연씨랑 상의를 했는데. 5백만을 달성한다면 영화를 보고 극장에서 나오시는 관객 분들 앞에서 수상연회 때 했던 춤과 칼춤을 직접 선보이겠습니다.
사회자: 아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끝 인사 부탁드립니다.
(끝인사)
이유영: 네 이렇게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 드리구요. 저희 영화 너무 힘들게 고생하면서 촬영했으니까 꼭 재밌게 극장 와서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임지연: 날씨도 안 좋은데 이렇게 찾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구요. 저희 영화 굉장히 매력적이고 신선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기사 많이 써주시도록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김강우: 기존 사극하고는 조금 색다른 사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거 하나는 확실한 것 같구요 흥미로운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주지훈: 분명히 제 생각에는 엔터테인먼트적으로 아주 흥미로운, 재밌는 요소들도 굉장히 많구요. 또 그 안에서 우리가 한번쯤 가볍게 또 잘 맞는 누군가는 진중하게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요지도 분명히 있는 그런 영화니까요. 뭐 즐겁게 보시고 싶은 분들 또는 한 번쯤 생각하고 싶으신 분들 선택해서 다 볼 수 있는 영화 같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십시오.
민규동 감독: 네 오랜만에 신선한 파격을 다루고 있는 사극으로 찾아왔는데요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 재밌게 봐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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