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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필름앤비디오는 이미지를 재현하는 영상 기술의 변화와 발전에 따른 영화 예술의 여러 변모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해 <시각마술 변천사1: 캐나다 VR영화>를 개최했다. 육안으로 감지하는 현실 이미지와 더불어 상상적 이미지의 세계까지 재현하려는 창의적 욕망은 영화 산업의 환경 변화에 부딪히면서 혁신적인 기술체계들을 만들어냈다. 실제와 같은 유사체험을 제공하려는 VR이 시연자 스스로 3차원의 가상공간 속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신적인 능력을 부여하려는 꿈을 꾼다면, 초창기 영화 산업의 기술적 발전은 영화적 서사와 시각적 재현 양식에 영향을 끼쳤다. 흑백영화에서 자연색에 가까운 색채영화로 전환되는 초창기 영화의 기술적 도전은 테크니컬러의 완성으로 인해 다채로운 시각적 스펙터클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시각마술 변천사 2: 테크니컬러>는 관객의 시선을 끌기 위한 영상기술의 변천을 다루는 두 번째 기획으로 관객들에게 테크니컬러 방식으로 제작된 1932년부터 1950년대에 이르는 컬러 영화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초기 컬러영화는 필름에 직접 수작업으로 색을 칠하는 식이었으나 점차 스텐실 프린팅 기법을 사용하게 되고 이후 착색과 조색을 통한 채색 방식으로 개선되었다. 1918년 미국의 테크니컬러사(Technicolor Motion Picture)는 녹색과 적색의 2색 감색법에 의한 최초의 테크니컬러 기술을 발표했다. 테크니컬러사가 1914년부터 개발한 컬러 영화의 색 재현방식은 2색 감색법을 거쳐 적색, 녹색, 청색의 3색 분해로 촬영한 세 개의 네거티브 필름을 각각 세 매의 포지티브 필름으로 가공해 사이안, 마젠타, 옐로우의 색소를 흡착시켜 필름에 전염해나가는 3색 테크니컬러 기법으로 완성된다. 테크니컬러 영화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3색 네거티브 필름을 하나의 렌즈로 촬영 가능하게 한 이스트먼 코닥 컬러가 등장하기 전까지 텔레비전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보다 화려하고 거대한 스펙터클을 제공하고자 했다. 뮤지컬, 애니메이션, 웨스턴 등의 다양한 장르 영화를 양산한 테크니컬러 영화에서 색채는 곧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묘사하며 정서적 표상이 되기도 한다. 주인공 도로시의 현실 세계는 단색(세피아)으로 나타나고 꿈의 세계는 총천연색으로 묘사되는 <오즈의 마법사>(1939), 흰 수녀복에 감싸진 클로다 수녀의 고뇌하는 얼굴과 히말라야 꼭대기에 위치한 성당, 절벽 아래의 녹색 풍경처럼 색채가 심리적 풍경을 연출하는 <검은 수선화>(1947), 건축, 의상, 풍경의 색 전체가 서사적 흐름과 맞물리는 <애수의 호수>(1945), 이와 같은 테크니컬러 영화의 걸작들은 꿈, 고뇌, 광기와 같은 감정의 원형을 담은 순수한 색채영화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한다. 물론 이번 프로그램에 소개되는 12편의 작품 중엔 당시에 제작된 영미권 영화들이 포함하고 있는 인종차별적, 성차별적 요소를 담고 있는 작품도 있다. 테크니컬러 영화의 색채에는 이런 관습적 사고방식이 반영되기도 했다.

 

*필름앤비디오 http://www.mmca.go.kr/exhibitions/exhibitionsDetailExh.do?exhId=201806290001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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