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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영화일기

[영화일기] 2014년 6월 1일~6월 8일

by 인생은 덕질 2014. 6. 12.

6월 1일 일요일

또다시 돌아온 생일. 몇 번의 생일을 더 맞게 될까? 

 

 

어제 어머니가 끓여 놓고 가신 미역국을 먹고 여성영화제에서 두 편의 영화를 만났다. 야마다 요지 감독의 <작은 집>은 특별한 일 없을 하루에 기분 좋은 선물이 되었다. 타키짱(쿠로키 하루)이 내 아내라면 얼마나 좋을까. [★★★★]

 

 

이어 <그녀들을 위하여>를 보았다. 다큐 아닌 극(劇)화 하면서 메시지가 힘을 잃었다. [★★☆]

 

잠들기 전, 스토리온의 <렛미인>을 처음 봤다. 세상에나 이건 뭐.

 

 

6월 2일 월요일

음력 생일은 조용히 지나갔다. <트루 로맨스>의 크리스찬 슬레이터와 패트리샤 아퀘트의 영화관 장면을 잠시나마 상상했지만 친구들의 이벤트는 없었다. 내년 생일엔 관객이 더 없는 극장엘 가겠다.

 

 

퇴근 후에 서울여성영화제에서 <안즈코>를 보았다. 남자들은 이 영화를 보고 많이 배우기를. 그나저나 하루만에 타키짱에서 교코로 이상형이 바뀌는 나란 남자. [★★★★]

 

 

<안즈코> 보고 귀가하는 길, 여운과 함께 술 생각나 마트에 들렀다. 폐점 할인판매 다랑어뱃살과 병맥주, 10CM가 함께하는 나루세 미키오 혹은 가가와 교코의 밤.

 

아직 만나지 못한 나루세 미키오 영화가 많다는 사실이 내일을 눈뜨고 싶게 만든다.

 

 

6월 3일 화요일

<파리의 지붕밑>, KOFA. 1930년대 파리 뒷골목으로의 낭만여행. 극장을 나서며 나도 모르게 주제곡을 흥얼거렸다. [★★★]

 

 

이어 <가을 햇살>을 만났다. 영화를 통해 시대상을 읽는 즐거움. 오즈의 1960년 동경. 눈길이 간 오카다 마리코는 뭔가 아이유와 닮았다. [★★★☆]

 

조카가 친구들과 술 마시러 온다고 해서 <제이슨의 초상>은 포기하고 귀가. 이마트에 들러 각종 술과 안주거리로 문어, 어묵, 참치회를 샀다.

 

 

6월 4일 수요일

오늘 KOFA는 <아내여 장미처럼> 상영을 하면서 화면비에 맞게 좌우 마스킹을 하고 가로자막을 제공했다. 기억으로 마스킹은 처음인 것 같은데 영화에 집중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 그러나 가로자막은 글씨가 화면에 배어 30%는 읽을 수 없었다.

 

나루세 미키오가 빚는 여성은 보기에 참 좋다. [★★★☆]

 

 

이어 <외아들>을 보았다. 인간 생활 면면을 통해 사회문제를 환기시키는 오즈의 동경이야기. 엄마에게 미안한 오후. [★★★★]

 

 

신촌으로 옮겨 서울여성영화제 상영작 <어뷰즈 오브 위크니스>를 보았다.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라는데 공감을 전혀 못하겠다. 이자벨 위페르의 연기도 그냥저냥. [★★]

 

 

귀가해서 어제 술자리에서 남긴 참치회를 먹으며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보았다. 오늘 나루세와 오즈를 동시에 만났으니 일본주도 빠뜨리지 않았다.

 

 

6월 5일 목요일

퇴근 후 서울여성영화제에서 <호텔>을 보다. 내가 당신의 치유를 위해 더 괜찮은 호텔과 사람들을 소개해 줄 수 있는데. [★★☆]

 

 

전주영화제에 이어 이렇게 여성영화제도 끝. 앞으로 부천과 시네바캉스만 남았구나. (KOFA는 꾸준히 갈 것이고 부산은 일단 작년부터 안 가기로 했으니까)

 

 

6월 6일 금요일

<꽁치의 맛>은 예전에 봤던 터라 다음에 다시 맛보기로 하고 피서차 <피안화> 보러 왔는데 엄청 많은 사람들이 KOFA로 피서왔다.

 

오즈의 영화를 보며 홍상수 영화가 미래의 위대한 고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

 

귀가해서 LG 야구 관람. 에휴. 봉중근. 이번 시즌은 그냥 포기하고 세대교체 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채은성 같은 선수 많이 키우자고.

 

 

요즘 저녁에 매일, 혼자 사케나 맥주를 마시고 있다. 몇 달 전만 해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마실까 말까 했는데, 체력이 좋아진 건지 걱정 없이 살게 된 건지 외로운 건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오즈 때문인가?

 

 

6월 7일 토요일

일산CGV에서 <엣지 오브 투모로우>를 보다. 리셋은 세 번 정도만 하고 왕을 깨는 게임류로 전개됐다면 더 엣지 있었을 텐데. [★★★]

 

 

상암으로 이동, <미스 새디 탐슨>을 보다. 3D영화가 아니었다면 리타 헤이워드의 스펙터클과 빈티지 컬러, 이국적 풍광과 드라마를 더 즐겼을 터. (난 3D 안 좋아함) [★★☆]

 

 

이어 <미치광이 피에로>를 보았다. 이로써 내가 좋아하는 미치광이(?) 고다르 영화는 <알파빌>과 이 영화 두 편. 아무도 따라할 수 없을 영화적 실험이 자위에 머물지 않고 예술적 성취를 거뒀다. 시네마스코프 화면과 살아있는 풍부한 색감이 구현되게 해준 KOFA에 감사하다. 단, 자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

 

 

6월 8일 일요일

<윌로씨의 휴가>, KOFA. 담백한 슬랩스틱코미디. 나도 윌로씨가 있는 해변마을에서 바캉스 보내고 싶다. [★★★★]

 

 

이어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를 보다. 19년 만에 다시 만나 쓴맛을 알게 된 걸작 블랙코미디. 영화는 거듭 보고, (환경좋은) 극장에서 관람해야 온몸에 제대로 흡수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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